은호식당 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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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호식당 스토리

80여년을 이어 온
고집과 자부심을 꼬리곰탕 뚝배기 안에 담았습니다.

은호식당 스토리

뚝배기에 담긴 진한 세월, 80년 꼬리곰탕의 명가 ‘은호식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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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 17-12-08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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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람치고 뜨뜻한 국물에 말아먹는 곰탕 한 그릇, 먹어보지 않은 사람 있을까. 요즘처럼 쌀쌀해지는 날씨에는 더욱 생각나기 마련인 게 그 뜨끈하고 진한 곰탕 국물이다.

그런데 사골이나 꼬리를 푹 고아 만든 곰탕은 설렁탕에 비해 약간의 비릿하면서도 좋지 않은 냄새가 먹고 싶은 마음을 주저하게 만들기도 한다. 그래서 곰탕집마다 잡냄새 없애는 재료, 몸에 좋은 재료, 맛을 더 좋게 하는 재료 등등 저마다의 비법을 외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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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미 3대를 넘어 4대째로 달려가고 있는 꼬리곰탕의 명가, 은호식당에서는 좋은 뼈를 정성스럽게 우려낸 것만으로도 그 깊고 진한 맛이 가슴을 뜨끈하게 데워준다.  
 
여기에 대표가 직접 발품을 팔아가며 사와 볶아낸 전남 신의도 천일염을 넣으면 구수한 맛이 더욱 살아나고, 송송 썬 생파만 얹어도 산해진미가 부럽지 않다. 그러니 지나온 세월만큼이나 진국인 은호식당의 곰탕 국물은 그 어떤 음식에 비할 바가 아니다. 

그래서 더욱 궁금해진다. 좋은 뼈? 볶은 소금? 파맛? 이 정도론 부족한 의문...“왜 맛있지?”

은호식당 정용식 대표(여의도점)는 은호식당 곰탕 맛의 비밀이라도 없나 촉각을 세우는 필자에게 “재료가 제대로인데 다른 건 넣을 필요가 없다”라고 의미심장한 미소를 짓는다.

분명히 맞는 말인데도 정 대표가 의미심장한 미소를 보이는 이유는 ‘없는 게 비결’이기 때문이다.  

남녀노소 누구나 할 것 없이 은호식당의 곰탕을 최고로 치는 이유에는 부재료가 아니라 질 좋은 소꼬리와 그것을 끓이는 시간과 적절한 불조절의 타이밍, 그리고 은호식당 식구들의 정성이 한 데 어우러져 깊은 맛을 내기 때문이다.  

멋모르는 사람들은 곰탕이니 ‘그저 오래 끓이면 더 진하고 맛있겠지’ 하고 생각할 수 있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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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꼬리는 너무 오래 삶으면 터지고, 조금만 빨리 건져도 안 삶은 것처럼 질기다.”는 것이 정 대표의 외삼촌, 이형식 조리장의 설명이다.  

은호식당과 동거동락하며 한평생 꼬리곰탕 끓이는 데 온 힘을 기울여온 이 조리장은 어떤 뼈와 어떤 고기가 좋은지, 얼마나 끓여야 더 맛이 나고, 언제 불조절을 해야 하는지 안다. 물론 이것은 이 조리장만의 숨겨진 노하우지만 손님들은 그 비결을 다름 아닌 곰탕의 맛에서 느낄 수 있다.

그래서 다른 곳의 곰탕에 비해 유난히 맑고 담백한 은호식당의 꼬리곰탕은 꼬리를 고아 과연 이런 깔끔한 맛이 날 수 있을까 신기할 정도다.  

◇ 꼬리곰탕과 꼬리토막 

뽀얀 국물에 먹음직스럽게 살도 많은 꼬리곰탕. 생파 넣고 볶은 소금 넣어 진한 국물 한번 들이켜고 나면 깊은 맛이 뱃속 깊은 곳까지 전해진다.  

그리고 보기만 해도 푸짐하고 기름을 쫙 뺀 담백한 고기를 건져내 부추양념장에 찍어 먹으면 적당하면서도 부드러운 맛이 입안에서 사르르 녹아든다. 그런 후 진한 국물에 밥과 무료로 제공되는 소면을 함께 말아 김치와 깍두기를 얹어 후루룩 먹고 나면 세상을 다 가진 것 같은 든든함이 밀려온다. 

하지만 꼬리곰탕으로도 아쉬워 꼬리고기를 더 즐기고 싶다면 꼬리토막을 시키면 된다.

이름도 재밌는 ‘꼬리토막’은 큼직한 꼬리토막이 뚝배기에 꽉 차게 담아져 나와 안주겸 식사도 가능해 인기가 좋다. 꼬리에 붙은 살을 젓가락이나 포크를 이용해 뜯으면 결대로 부드럽게 뜯어지고 살이 쫀득하면서 고소하다.  


◇ 꼬리찜과 꼬리전골, 모듬수육 

그러나 꼬리곰탕 명문, 은호식당이라고 해서 꼬리곰탕만 있는 것은 아니다. 담백한 꼬리찜과 시원한 꼬리전골, 야들야들 모듬수육도 빼 놓을 수 없다.

자작한 국물에 간간이 양념이 배어든 소꼬리가 푸짐하게 올려져 나오는 돌판 꼬리찜은 단호박, 버섯 등 야채와 떡이 어우러져 보기만 해도 침이 꿀꺽 넘어간다. 게다가 꼬리찜에 실과 바늘처럼 따라 나오는 육수는 냉면집처럼 큰 주전자에 뜨겁게 대기하고 있어 항상 원하는 대로 리필이 가능하다. 또한 꼬리전골은 냄비에 소꼬리와 각종야채와 버섯을 올려 곰탕 국물을 부어 함께 끓여 먹는데, 맵지 않고 담백한 맛이 일품이다.

그리고 모듬수육은 도가니, 소머리, 양지 세 가지가 달궈진 돌판 위에 함께 나오는데, 질 좋은 고기만 삶아서 나오기 때문인지 별다른 양념이 없는데도 담백하고 야들야들한 맛이 일품이다.


◇ 방치찜 

알 만한 사람은 다 아는 은호식당의 특별메뉴는 바로 방치찜이다. 이름 자체를 처음 듣는 사람도 많지만, 방치찜을 알고 나면 이곳에 단골이 될 수밖에 없을 정도라고.

방치는 소 엉덩이살로 한 마리에서 2개의 방치가 나오는데 방치하나가 3인분 정도 되는 귀한 부위이다. 때문에 방치찜을 입에 대보기라도 할라치면 대여섯 시간 전에는 예약을 꼭 해야만 한다. 오후에 먹을 땐 오전에, 오전에 먹으려고 할 때는 그 전날 미리 주문해야 행복한 맛을 엿볼 수 있는 것이다.  

그 맛은 장조림처럼 쫄깃쫄깃하면서도 부드럽고 고소한 맛이 살아 있는데, 이는 엉치뼈에 도가니가 덮여 있고 그 위에 살코기가 얹어진 모양새를 띤다.

사실 은호식당은 정용식 대표의 어머니가 처음에 일구신 본점인 남대문점 말고도 서소문점과 여의도점이 더 있다. 요새 흔히 말하는 프랜차이즈 개념이 아닌 대가족 형태라고 보면 된다. 남대문점은 현재 정 대표의 아버지와 조카가, 그리고 서소문점은 정 대표의 여동생이 운영하고 있는 형태다. 온 가족이 곰탕의 매력에 흠뻑 취해 있는 셈이다.

이미 20~30년 단골은 기본, 그의 자식의 자식들까지 대대로 맛있는 영양식을 찾아온다는 이곳, 은호식당 정용식 대표는 “3대 4대를 넘어 가업을 잇는 것을 당연하고도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이탈리아 피자집이나 일본의 초밥집처럼 한국을 대표하는 곰탕집으로서 3대-4대-5대 그 이후로도 명맥을 계속 이어가는 전통 꼬리곰탕집을 유지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데일리안 = 김봉철 객원기자] 

남대문점(본점) 02-753-32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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